'아무도 구하지 마. 그냥 타 죽게 둬.' 가슴에 철근이 박힌 채 불길에 휩싸인 차 안에 갇혀 있던 내게 남편은 이토록 냉혹한 명령을 남겼다. 바로 그때, 내 휴대폰이 4년 전의 그와 기적처럼 연결됐다. 내게 제발 결혼해 달라 애원하던 그 시절의 남자는 내가 비참하게 죽어가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고, 현재의 남편은 눈앞에서 내가 죽어가는데도 철저히 외면했다. 그는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다. 내 배 속에 자신의 아이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도, 이것이 내 목소리를 듣는 마지막 순간이 되리라는 것도 전혀 모른 채.